북한 대남(對南)방송국 출신 탈북 가수 ‘현향(본명 정현향)’이 오늘 저녁 국민대학교 한반도미래연구원이 여는 ‘통일, 음악으로 만나다’ 행사에 나온다.
현향은 북한 양강도 혜산예술대학 출신이다. 그가 소속돼 있었던 대남방송국은 대한민국 국군을 상대로 북한 체제가 우월하다고 선전하는 특수부대다. 현향은 그곳에 있던 다섯 명의 가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지난 2021년 4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대남방송국 시절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대남방송국 시절 현향이 주로 불렀던 노래는 한국 가수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를 개사(改詞) 노래였다. 현향에 따르면 김정일이 좋아하는 가수가 최진희였다고 한다. 대남 심리전을 위해 개사된 내용은 이랬다.
원곡의 “그대 작은 가슴에 심어 준 사랑이여”라는 소절은 현향이 부를 땐 “그대 국군 살이에 멍이 든 가슴이여”로 바뀌었다. 원곡의 “끝도 시작도 없이 아득한”이라는 소절도 “그대 치욕의 총을 버리고”로 개사됐다.
절절하고도 경쾌한 목소리로 이 노래를 불렀던 현향은 탈북한 뒤로 2021년 7월부터 한국에서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구독자도 5780명을 넘겼다. 한국에서의 활동명은 Jin(진)이다. 현향이 유튜브에 업로드한 첫 노래는 ‘사랑의 미로’다. 물론 북한 당국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원곡이다.
그랬던 현향이 오늘 저녁 국민대에서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른다. 행사는 20일 오후 5시부터 6시 15분까지 국민대 예술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주최 측인 국민대 한반도 미래연구원은 통일부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교류‧협력 분과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이번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한편 주최 측은 행사 취지에 대해 “이번 음악 콘서트는 다양한 세대와 일반 시민들이 일상에서 음악을 통해 한반도의 통일과 마음의 통합을 위한 울림이 되기를 희망하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엔 현향 외에도 올해 통일 창작 동요제(祭)에서 수상한 어린이들, 국민대 출신 성악가 등이 참석해 총 12곡의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